10대 중반을 넘길 즈음부터 "TV나 라디오에서 들리는 음악"이 아닌 "내가 듣고싶은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물론 전자의 음악도 좋아하고 즐겨 불렀고 매우 좋아했다. 그건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평범한 이야기다.
또 "내가 듣고싶은 음악"이 대중음악일때도 매우 많았고 그게 나쁜것도 아니다. 찾아 듣기 쉬우니 더 좋다.
학창시절에는 어떻게 자면서 힙합 또는 메탈음악 같은걸 들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신기할 뿐이다. 하긴 그때 나는 현재의 내가 듣는 음악들이 존재 하는지도 모르는 존재 였다. 나이가 한살한살 차면서 확실히 편안해 지고 싶을때는 조용한 음악을 듣게 된다. 재즈나 클래식 뉴에이지 같은 음악들 말이다. 하지만 24시간 음악만 들을 수 없고 집중해서 음악을 들을 시간은 생각보다 그다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앨범이 생기면 그냥 하루종일 틀어놓게 되고 의식하지 않아도 옆에서 흘러 나오게 만들고 그러다 보면 그 음악이 익숙해진다.
Crossover는 나에게 매우 친숙하고 좋은 단어다. 특히 새로운 음악을 하나하나 넓혀갈때는 필수적이다.
힙합을 듣던 사람이 갑자기 락,메탈로 넘어 가는것보다. 락+힙합 크로스오버 음악을 거치며 넘어가는게 자연스러운것 처럼. 나의 경우에는 그 당시 유행했던 림프비즈킷이나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우드스탁 99년 비디오를 보면서 하나하나 넓혀가기 시작했던 여러가지 밴드의 음악들…
영화 [피아니스트, 2002]와 [냉정과 열정사이, 2003]는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매우 중요한 영화다. 피아니스트는 나에게 쇼팽 선생님을 소개해 주었고. 냉정과 열정사이의 사운드 트랙중 몇몇 곡은 나에게 뉴에이지 장르의 음악을 듣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또 이 두 작품은 내가 영화나 드라마를 볼때 귀로 배우의 대사만 듣는게 아닌 작품의 배경음악이 만드는 극의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는 기능을 제대로 알게 만들어줬다. 물론 첫번째 볼때는 아니였지만 두세번 반복해서 보다보니 눈보다 귀가 더 영화에 집중하게 되었고. 배경음악이 극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그저 평범한 관객인 나에게 인식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 지금은 운영되고 있지 않고 있는 [재즈 쉼터]에서 사람들이 작성해 놓은 리뷰를 보면서 재즈 음악을 하나하나 알아 가고 있던 시기였다. 뭐 이런 저런 다양한 재즈 음악을 틀어놓고 시간을 보냈다. 북유럽 메탈, 락 음악을 매우 좋아했고 다른 취미인 게임에서 북유럽 게이머가 매우 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나에게 다른 서유럽 국가들보다 더 친숙한 존재였고 자연스럽게 북유럽 재즈를 미국 재즈음악보다 더 많이 듣게 되었다.
이렇게 길게 쓸줄 몰랐는데 잡설이 길어졌군... 그래서 요즘에 뭐 듣냐면
정재일
이 앨범을 듣다 보면 어떤 영화 시나리오 같은게 있는 앨범이라는 느낌이 자꾸만 들곤 했다.. 역시나(?) 나중에 정보를 찾아보니..
영화 OST를 좋아하면서 부터 이런 음악을 가장 좋아한다 듣고 있으면 어떤 장면들이 그려질듯한 음악들...
그래서 나는 가수의 목소리로 가득한 영화 OST는 거의 듣지 않고(사실 이런 영화OST 음반을 가장 싫어한다) 연주곡 위주로 된 음반만 듣는다. 한번 본 영화라도 이런 연주곡으로만 가득한 영화 사운드 트랙을 다시 몇번 들어보면 내가 그 영화를 보고 느꼈던 감정이나 이미지들을 상기시켜 나만의 느낌으로 다시 느낄 수 있는것 같아서 좋다. 영화 OST는 이 맛으로 듣는게 아닌가 싶다.
ECM 레이블 대장님중 한분? 처음 이분의 앨범을 들을때는 The Nest(2003) 나 Remembrance(2010) 같은 편안한 피아노 연주곡과 The Nest의 Anneli Drecker 보컬이 있는 음악을 자주 들었다. 그러다가 Anneli의 목소리가 있는 grace를 듣게 되고 ketil 아저씨의 음악과 보컬의 조화로움에 빠져서 보컬이 있는곡들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요즘엔 명반이라고 꼽히는 Sea와 River를 들으려고 노력한다.
2012 -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힙합을 한창 많이 듣다가 그 열기가 점점 식어 갈때쯤 Primay Skool 이름과 1~2곡만 들어보고 잊혀졌다가 상상마당에서 DJ프로그램인가 그런거 할때 강사의 이름으로 봤던 기억이 있었고. Dynamic Duo의 회사인 아메바 컬쳐에 소속된DJ라는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좋은 음반을 낼줄이야… 예전에 좋아했던 비트 스타일이 있는 힙합 음악과 적절한 재지한 노래도 있는 음반이라는게 참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힙합음악 스타일인 [CD2 - 7.독 (feat. E-Sens of Supreme Team)] - 피쳐링 해주는 노래 파트가 전혀 없고 래퍼 혼자 계속 랩하는게 좋다. 힙합이 대중음악의 큰 한축으로 들어오면서 후렴부분에 노래가 많이 들어와 래퍼의 랩이나 DJ의 퍼포먼스 파트가 줄어들어서 너무 슬프다. 여튼 최근에 거의 듣지 않던 힙합 음악을 꾸준히 듣게 만들어 주고 있는 좋은 음반이다.
끝으로.. Yann Tiersen씨 음악을 주로 들으려 한다 새로 다운받은 정재일씨의 이전 앨범과 함께..
그러고보니 얼마만에 글 쓰는지 모르겠다
끗.
'musicali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Helen Jane Long (0) | 2012.12.11 |
---|---|
일렉트로닉 음악으로의 여정… 그리고 현재 (0) | 2012.12.06 |
November Came - Malene Mortensen (0) | 2011.10.31 |
옛날에 메탈키드였을때 말이야 (0) | 2011.02.27 |
Joe Satriani (0) | 2010.06.26 |